감기 등 감염으로 인해 열이 날때 해열제 사용은?

“대부분의 열은 필요해서 나는 이로운 반응입니다”
“감염에서 단순히 열만으로 아이가 잘못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라는 말은 과학적 믿음입니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세균 감염에서 치료 1번은 약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 발동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처럼 치료제가 없거나 불확실한 경우는 더욱 우리 몸의 면역이 중요합니다. 이때 면역 발동을 도와주는 것이 바로 ‘열’입니다. 물론 열이 나면 대사가 항진되어 심박수, 호흡수도 빨라지고 에너지 소비도 많아집니다. 그러면서까지 우리 몸이 열을 내는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과도한 면역발동(사이토카인 폭풍)은 우리 몸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면역글로불린이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억제하는데, 이때도 열 자체는 타겟이 아닙니다.

해열제가 리노바이러스(감기), 인플루엔자(독감), 수두 등의 질환 경과를 길게 하거나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해열제 사용이 질환 경과를 좋게 한다는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해열제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고 아프거나 힘들면 사용해도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른 예로 예방접종 직전이나 직후에 해열제를 미리 복용하면 항체가 적게 형성된다는 연구결과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더라도 방어 수준 이상으로는 형성되니까 해열제 복용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굳이 체온계의 체온만 보고 해열제 먹일 필요는 없겠습니다. 해열제는 아이가 힘들어하면 복용할 수 있는 고통완화제로 생각하면 좋습니다.

오늘의 결론입니다.

감염에서 해열제 사용의 목표는 열을 정상체온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감염에 의한 고통(목감기에서 심한 인후통, 인플루엔자에서 심한 근육통, 관절통 등)과 열에 의한 고통(빠른 호흡과 심박, 탈수 등)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해열제가 아니라 ‘고통완화제’로 표현하는 것이 목적에 부합한 용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체온계에 찍힌 숫자만 보고 해열제 단독복용, 교차복용, 2종 동시복용을 고려하지 말고, 컨디션을 보고 상황에 맞는 해열제 사용을 권합니다.